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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에서 탈시설하기
  • 황지윤
  • 등록 2021-10-10 15:40:54
  • 수정 2021-10-10 15: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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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봉혜림원 선학2그룹홈 사회사업가 이은희 님의 요리지원이야기

메뉴는 무엇으로 할까요?

성진 씨와 주말에 있을 요리를 이야기 나누었다.

한 번 꽂히면 몇 번을 반복하는 성진 씨라 지난번에 만들어 먹은 오징어 볶음을 말한다. 

이번에는 이웃과 나눠 먹을 음식을 생각해 보자고 제안했다. 성진 씨는 출석하는 교회 목사님과 윗집 아저씨, 옆집 부부에게 나눠 드리고 싶다고 했다.
작년 추석에 다른 그룹홈에서 잼 만들었던 얘기를 꺼냈다. 직접 잼을 만들고, 보기 좋게 포장하여 선물 받으니 정성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는 말을 더했다.

성진 씨가 딸기 잼을 만들자고 한다. 딸기가 제철이 아니어서 구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구하기 쉬운 블루베리 잼을 제안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사진을 찾아보았다. 

필요한 재료와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고 적었다.



김연숙 씨 토요일에 와요?

“김연숙 씨 토요일에 와요?” 성진 씨가 묻는다.
김연숙 씨는 그룹홈 대체인력으로 일했다. 퇴직하고 인연이 아쉽다며 계속해 만났다. 성진 씨 둘레 사람으로 남고 싶다며 먼저 제안해 주셨다.
김연숙 씨 방문이 일주일이 남았으나 성진 씨는 매일 같은 질문으로 확인을 한다. 김연숙 씨 토요일에 오면 블루베리 잼 만들 거냐고 물었다. 그때마다 대답했고, 재료를 준비하자고 덧붙였다.
블루베리와 설탕이 필요하다고 성진 씨가 먼저 말했다. 지난번에 적어둔 만들기 과정을 기억했다.

마트에 가서 재료를 살 건지 묻자,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배송받자고 한다. 코로나 이후 마트보다 인터넷 쇼핑과 택배에 익숙해진 듯하다.
성진 씨와 인터넷을 보며 필요한 재료를 샀다.

성진 씨는 설탕이 필요하다며 꼭 사야 한다고 몇 번을 확인했다. 덜렁대며 꼼꼼하지 못한 나를 알기에 놓칠까 싶어 확인하는 거다.


 

블루베리 잼 만들기

비가 제법 많이 내린 토요일 오후, 기다리던 김연숙 씨가 양손 가득 식빵을 들고 오셨다. 

그토록 기다리던 성진 씨가 현관을 들어서는 연숙 씨를 반갑게 맞이했다. 자리에 앉기 무섭게 오늘 만들어야 할 블루베리 잼의 재료를 성진 씨가 나열했다.
챙겨온 옷과 앞치마를 동여맨 연숙 씨는 성진 씨와 동거인들에게 역할을 분담하고, 블루베리 잼을 만들기 시작했다.
성진 씨와 연숙 씨는 20kg의 블루베리와 7kg의 설탕을 솥에 넣고 끓이고 젓기를 반복했다. 넘쳐 오르지 않게 하려고 연숙 씨가 알려준 불 조절을 성진 씨는 놓치지 않았다.

그사이 동원 씨와 세현 씨는 잼 통 80개를 열탕 소독했다.
연숙 씨는 힘들지만, 함께 만들고 추억을 쌓고 이웃에게 나누는 마음이 좋다며 격려했다. 함께 나눠 먹으면 맛이 두 배고 즐겁다고 성진 씨가 말했다.
1시간쯤 지나자 다들 기운이 빠지는지 거실에 그냥 둘러앉았다. 그리고 통에 담다 남은 잼을 연숙 씨가 사 온 식빵에 발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졌다.

맛있다는 말이 오가며 다음 모임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가을이니 단풍놀이로 산에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코로나로 환기가 필요했던 터라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옆집 부부

동네를 오가며 가끔 눈인사를 나누는 부부가 있다. 

우리도 그분들에게 관심이 있고 그분들도 우리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교류할 거리를 찾지 못해 서로 눈인사만 하며 지냈다. 

성진 씨가 그 부부에게 잼을 드리고 싶다고 한다. 어느 건물에 사는지 알지만 어디 사는지를 몰라 오가며 만나면 전해 드리자고 했다.
며칠이 지나 집 앞을 지나던 부부에게 성진 씨가 잼을 전했다고 한다.

그러고 또 며칠이 지나 외출 후 돌아오는 길에 산책하던 부부를 만났다. 우리를 알아보고 오더니 블루베리 잼을 맛있게 잘 먹었다며 보답을 어떻게 해야 하냐며 인사를 전했다. 

주말을 이용해 지인과 잼을 직접 만들었고, 눈인사 주고받던 두 분께 드리게 된 사연을 전했다. 같은 동네에 살며 인사만 나누었는데 이렇게 말을 나누게 되어 반갑다는 말이 오갔다. 부부는 맛있게 잘 먹었다는 말로 거듭 인사했다. 

 

후기
블루베리 잼을 통에 담으며 알았다.

처음 계획은 40개였으나 계산 착오로 80개의 분량을 주문했고 계획보다 두 배의 양을 만들었다는 것을! 

계획에 없던 40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해 하자, 성진 씨가 두루두루 나눠 먹으면 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잼 만들던 날, 연숙 씨는 포장에 뒷정리까지 다 마치고 저녁 7시에 돌아갔다. 남은 40개는 곧 있을 추석에 명절 선물로 손편지와 함께 전했다.

덧붙이는 글

박시현 선생님이 보내주신 LOVE LETTER에 실린 글을 실었습니다. 함께 공유하면 좋겠다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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