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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성시경
  • 편집국
  • 등록 2021-10-10 16: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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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7 김행섭

지금 성시경씨의 윈터원더랜드라는 앨범의 발라딕한 캐롤송을 들으며 이 글을 써본다.

이제 두 달 남짓한 크리스마스도 떠올려보면서 이렇게 앉아 있을 수 있는 행복이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신기루 같은 거였다.


지난 5월 29일 엄마가 쓰러지시고 난 뒤 이상하게도 성시경씨의 노래가 조용히 내 마음에 와 닿곤 했다. 물론 찬송가나 CCM 등도 많이 듣지만, 이 분의 노래들이 마음에 착착 들러붙는 것은 왜인지...


“이윽고 성시경”으로 검색해도 나오는 “너의 모든 순간”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자꾸만 “아기인 내”가 떠올랐다.

말도 안되는 소리겠지만, 아기인 내가 엄마를 보고 찾고 눈으로 좇고 사랑인지도 모르고 그냥 전부가 되는...그런 상상

그래서 웬지 너무 행복하고, 시간이 멈출 만큼 열중하고, 어쩌면 “너의 모든 순간이 나였음 좋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면서 엄마와 나의 관계라는 것이 얼마나 깊디 깊은 것인지... 느껴보곤 했다.


언제나 강하고 씩씩하고 나의 울타리가 되어 주었던 엄마

성인이 되면서는 엄마의 그 울타리가 너무 답답해서 자꾸 도망가고 싶기도 했고 엄마가 부담스럽기도 했던 시간들이 있었지만.


다행히 나의 강한 엄마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고 “병원에 있는게 수용소 같다.”고 선언하신 뒤 퇴원을 하셨다.

퇴원자체가 가능할까? 염려했었고, 혼자 계시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뒤로 하고,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엄마는 “나홀로 산다.”가 가능해지셨다.


뇌수술 후유증으로 아직도 몸과 마음이 예전같이 되지 않는다고 불평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그래도 나는 다시 한번 나에게 엄마를 선물로 주신 “기적”을 허락하신 신께 묻고 싶어진다.


“왜 나에게 이렇게 너그러우시냐고?”, “내가 이제 뭘 해야 하느냐고?”


감당할 수 없는 선물에 몸둘바를 모르겠는데도, 나는 엄마에게 늘 부족한 것 같다.

가깝지 않은 엄마의 거처까지 왔다갔다 하는 것이 피곤하기도 하고, 엄마는 아직 혼자서 하실 수 없는게 많아서 손과 발을 빌려 드려야 하는데.. 그리 튼튼하지 못한 나의 손과 발에게 짜증도 내본다.


그래도 할 수 있는 만큼 엄마를 돕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도 청한다. 또 걸음마 떼는 아기를 보면서 엄마들이 갖는 믿음 같은 것-뒤뚱거리지만 곧 잘 걷게 될 거야!.-이 생기기도 한다.


이번에 가장 크게 느낀 것 중 하나가 다른 분들의 도움이었다.

정말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엄마가 여기까지 오실 수 없었을 것이다.

정작 그 분들은 작고 별거 아닌 것이라고 하실수도 있꼬, 임금을 받고 했으니 당연하다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내밀어준 여러 사람의 일사분란(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한 그 손들이 없었다면... 오늘 내가 캐롤을 들으며 이렇게 글을 쓰는 쉼을 만끽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2020. 11. 27.


상담하는 언니


덧붙이는 글

행섭연구소를 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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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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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min2021-10-12 11:46:30

    햅섭상담실,  블로그나 유투브채널 url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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