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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이 고마움과 서운함
  • 김동찬 기자
  • 등록 2021-10-26 11: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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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이 고마움과 서운함


#고마움

이웃 어른이 내 손을 꼭 잡으시더니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도서관 선생한테 고맙다고요.

내가 어른께 무슨 은혜를 끼쳤던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고마워 하시는 마음을 새기며 손을 꼭 잡았습니다.


이 가을에 나는,

땀흘려 농사 짓지 아니하였음에도

배추 고추 무 호박 고구마 생강 상추에

이웃 할머니가 끊어다 주신 고기 한 근.

수고 없이 받기만 합니다.


이웃과 인정에 사니 기쁘고 감사합니다.

거저 받는 선물이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서운함

정자에 계신 어머님 안색이 좋지 않으셨습니다.

"선생님한테 서운한 일이 있어요."

"어떤 일이신지... 말씀해 주세요."

"황지 병원에서 인사했는데 고개를 돌리더라고요. 서운했어요."

딴짓하다가 그랬을 겁니다. 사과했습니다.

표정을 부드럽게 하고 마음을 푸셨습니다.


이웃 할아버지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선생님 요새 차 마시러 안 옵니까? 저한테 삐치셨어요?"

아이구 아닙니다. 부모님 농사일 돕는다고 바빴습니다. 미안합니다.

"허허허, 그럼 괜찮습니다." 하시고는

초코파이 情 한 통을 보내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마움과서운함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은혜를 끼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원망을 쌓습니다.


은혜와 원망이 동전의 양면이요, 종이 한 장 차이 같습니다.


남에게 원망 받을 일을 적게 하며 살고 싶습니다.

남에게 은혜 입은 일은 잊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오늘 새벽 성경공부하며 읽은 마지막 구절을 떠올립니다.

"남을 힘들게 한 일, 남의 마음 아프게 한 일, 남에게 원망 들을 만한 일, 나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었고 있고 있을 것을 생각합니다."


채근담 전집 108편 찾아 보았습니다.

怨因德彰, 故 使人德我 不若德怨之兩忘. 仇因恩立,

故 使人知恩 不若恩仇之俱泯. 菜根譚 前集 108


"원한은 德으로 말미암으니 그러므로 나를 덕 있는 자로 알게 함은 덕과 원한 둘 다 잊게 하느니만 못합니다.

원수는 은혜로 말미암으니 그러므로 은혜를 알게 함은 은혜와 원수 둘 다 잊게 하느니만 못합니다."


#감사합니다.

누군가에 고마워서 눈물 흘리고, 서운한 일 털어 놓는 이웃 관계.

서로 돕고 나누며 사는 평범한 사람살이가 선물입니다.

내가 오늘 철암에서 누리는 일상이 놀라운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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