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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진다는 것
  • 편집국
  • 등록 2022-06-05 11: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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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7 김행섭

아침에 강아지에게 사료를 주는데 사료통에 남아있는 양이 얼마되지 않았다.

그래서 적은 양을 먼저 밥그릇에 주고 사료를 더 가지러 가려는데 양이(강아지 이름)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거 적쟎아요~!” 라는 눈빛으로...

나의 해석이긴 하지만, 일리가 있다고 여기는 것은 내가 사료를 새로 가지고 와서 본래 주던 양만큼을 채워주니 그제서야 먹기를 시작하는 거였다.


띵~~~

제 뭐야?

평소에도 가끔 헷갈리는 양이의 지능수준에 대해 ...

오늘의 경험은 뭐지? 이제 양까지 측정가능해진 건가?

혼자서 싱겁게 많이 웃었다.


참, 또 있다.

양이는 언젠가부터 내가 있는 위치에 따라다니면서 자리를 잡고 앉아 나를 관찰하듯 바라보는데...재밌기도 하고 내가 나갈 줄 알고 준비태세를 갖추나 싶기도 하다.


오랫동안 함께 생활하다보니 서로에게 길들여진 관계의 영향이라는 것이

애완견에게도 이러할 진데..


사람에게는 얼마나 더 진하게 나타날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어린왕자의 장미가 생각난다.

수많은 장미가 있지만 별에 두고 온 그 장미가 특별한 이유는

내가 물을 주고 바라보며 길들였기 때문이라는...

그런데 이토록 신비로운 길들임이 관계 속에서 지독한 괴로움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서로를 향한 기대와 바램이 너무 컸는데 그게 채워지지 않아서 상대방이 ~내가 길들이고 나도 길들여진~ 세상에서 유일무이하고 특별히 소중한 존재임을 생각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아닐까?


보통 “상처”라는 이야기를 한다.

기대를 저버린 상대방에 대한 좌절의 표식처럼 크기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든 조금씩은 장착하고 사는 것 같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그 상처가 자라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는 생물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었다.

상처는 그 사람의 아픔이니까 우리가 같이 아파하고 돌봐주어야 하지만.

몸에 난 상처를 그대로 방치하면 염증이 되고 고약한 냄새가 나듯

아무리 귀여운 애완견이지만 염증이 생겨 냄새가 나는데도 귀여워만 할 수 있겠냐는...

실제로 양이도 건강한 편이지만, 알레르기로 인한 귓병이 좀 있는데 한여름에 그 병이 도지면 정말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상처를 키우고 자라게 놔두면 자신이 가장 힘든 것은 물론이고 상대방도 힘들어 진다. 게다가 관계속에서 길들여진 행복감까지 잃어버린다.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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