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거의 20년이 되었을까 싶다.
전철을 타고 집에 가면서 그림책 한 권을 읽었다.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이었다.
편안한 삽화에 적힌 글들을 읽어 가는데...
그 냄새나고 세상 아무데도 쓸모없던 강아지 똥이
땅의 별같은 한송이 민들레 꽃의 거름이 되어
피어나게 만든 그 대목에서 였을 것이다.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로 눈물이 솟구쳤다.
아이들 그림책을 보면서 한 바가지의 눈물을 흘리던 의미는
아마도 나 자신안에 해결되지 않았던 슬픔과 아픔. 만족스럽지 않은 내 모습을
어디 내다 버릴 곳이 있다면 훅 던져버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을 것만 같았는데...
그 더럽고 꼴 보기 싫은 그것들이
결국 우리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깊은 통찰로 인한
눈물이었으리라.
그러고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던 것 같다.
그 글을 쓴 작가가 바라보는 사람에 대한 시선은 얼마나 따뜻할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