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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임이에게 자유를 !!
  • 편집국
  • 등록 2022-07-26 06:45:35
  • 수정 2022-09-03 08: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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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7 김행섭

정말 사극을 잘 보지는 않는 편인데... 웬일인지? {옷소매 붉은 끝동}이란 드라마 몰아보기를 완료했다. 일종의 궁중로맨스라고 일축해버릴 수도 있지만, 몇몇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주인공 덕임이가 임금의 총애를 받으며 후궁이 되었지만, 궁밖으로 휴가를 받아서 나가는 친구들을 한없이 바라보며 눈물 흘리는 장면이 있었다.

또 죽기전 마치 유언처럼 연모했던 임금에게 다음생에 만나면 그냥 옷깃만 스치고 자신을 못본척 해달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도대체 여태 보았던 사극의 전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있었다.

계속해서 임금의 구애를 거절하는 덕임이를 보며 극의 재미를 위해서 그냥 이렇게 전개하는 건가보다라고 추측했는데... 마지막 회쯤에 이르러서는 덕임이에게 설득당하고 있는 나를 느꼈다. 


그렇구나.

‘덕임이는 임금을 사랑하는 만큼 자신의 인생을 자유롭게 살고 싶었구나.

후궁이 되어 조화같은 삶을 살기가 너무 벅찼구나.'

너무 스포를 하고 있나?

ㅎㅎ 사실 볼 사람은 다 본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내가 본 걸 보면.


이 드라마가 신선했던 것은 

사람은, 여성은, 사랑받고 싶은 존재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자유롭고 싶은 존재라는 것을 부각시켜준 점인것 같다.

사실 상상력으로 극화된 비현실적 요소가 많지만, 자신의 욕구를 인식하고 드러내는 인간으로 여성성을 표현한 점이 빛났던 것 같은데... 그걸 또 포착해서 극화한 작가의 시각이었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자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단지 후궁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일축되어지는 느낌이었다.

임금을 정말 사랑하기에 그 청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자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찾아낼 수는 없었을까?


억울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감옥에 갇혀서도 자신의 생각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해내고, 운동법을 개발하고, 엄청나게 독서를 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분들의 일화가 떠오르기도 한다. 잠재력이 많은 덕임이라면 창의적으로 여러 가지 방법들을 만들어 궁안에서도 재미있게 지낼 것 같은데.. 조선시대 여성으로서의 한계일까? 


덕임이가 후궁이 되면 자신의 자유를 완전히 잃어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알아보고 선택했더라면 좀 더 건강한 삶을 살았을까?



실존주의 철학에서는 인간이 어떤 극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견뎌낼 수 있다고 본다. 어쩌면 그것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고, 누군가의 압력이 없어야만 자유로울 수 있을 거라는 상식이상의 자유일 것이다.


자유를 억압받는 상황일지라도 견뎌야 하는 의미를 발견한 사람은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어린 아기를 돌봐야 하는데 너무 견디기가 힘들다고 생각하면 우울증이 되기도 하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기를 돌보는 행동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고 그렇게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는 자신도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유를 타주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상적인 일 하나하나가 좀 더 즐겁게 여겨질 가능성이 커지지 않을까?



[출처] 덕임이에게 자유를!|작성자 상담하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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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min2022-07-26 23:13:51

    조직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살벌한 현역의 무게감에 짓눌릴때가 사실 많았던것 같습니다.  생존하기도 쉽지도 않고, 그렇다고 초연하게 살기도 쉽지 않은 삶이기에,  일반사람들이 보기엔 배가 불렀구만 ,,,, 할 수 있는 것들이라도 당사자에게는 ,,,,,  그런 상태였다면, 아마 가능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 봤....    김박사님이 이제 본 걸 제가 안보았을 리가 없으니  스포 걱정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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