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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할 능력이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도.
  • 편집국
  • 등록 2022-08-18 12: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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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7 김행섭

현실치료 관련 책들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일화 중 하나는 선인장 밭으로 갑자기 뛰어든 청년의 이야기이다.


글래써 박사님의 사촌은 어느 여름날 애리조나에 있는 시립 선인장 대공원을 방문했는데...

갑자기 선인장이 잔뜩 심어져 있는 넓은 밭 위로 점프를 해서 그 위에서 뒹구는 청년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여름이라 얇은 옷을 입고 있었고 선인장 가시에 여기저기를 찔린 그 청년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했다. 

나중에 피범벅이 된 그 청년에게 왜 뛰어들었냐고 물으니 “당시에는 그것이 가장 좋은 아이디어 같아서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사진 = 김행섭 제공


이 이야기는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날마다 이것을 할까 저걸할까 고민을 하는 것이 보통 일상사이다. 

지난 세월 속에서 내가 했던 한순간의 어떤 결정은 선인장 밭을 뒹굴었던 청년과 비슷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인간인 우리는 왜 이러는 걸까?

똑똑하기로는 AI 로봇을 만들어내고, 두바이에는 125층을 과시하는 부르즈 할리파 빌딩같은 것을 만들어 낸다. 그 빌딩의 최고층 까지 올라가는데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면 단 1분이면 된다고 하니...인간의 능력과 가능성의 끝은 어디일지?


그럼에도 우리는 선인장 밭을 뒹구는 청년과 같은 선택을 했다가 후회하기도 하고, 어떤 선택은 두고두고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에게 도움이 되거나 그렇지 않거나 한 선택을 할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물론 항상, 늘,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인간이 선택 잘하는 로봇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에게 이러한 선택의 능력이 잠재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의미치료 대가이신 폴 엉거박사님이 김미라 교수님(한국로고테러피 연구소 소장)에게 하셨다는 말씀이 떠오른다. 

박사님께 수학하고 있던 교수님이 오랜 시간이 지나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 묻자 박사님은 “자신감이 좀 없는 거 같아요.”라고 말씀했다고 한다. 


그러시면서 “뭐 어떻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알고 있으라고요.”라는 말을 하셨는데 김미라 교수님은 그 말씀이 그렇게 편안하게 들렸을 수가 없었다.

당신의 삶은 충분히 의미있다, 김미라


아마도 교수님은 자신감이 없으니 뭘 어떻게 개선해보라고 박사님이 말씀해주실거라 기대했겠지만, 박사님은 어떤 압력이나 요구없이 그저 알려주시기만 했다. 어쩌면 자신감이 좀 없어도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무언의 의미를 전해주셨는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우리자신의 내면에 더 나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은 

반드시 효과적인 선택을 해서 완벽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력없이 

그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것 같다.


폴 엉거 박사님의 말씀처럼 그저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서서히 삶에 물들어 가게 될 것이고 또 금방 변화하기 힘든 마음의 속성을 고려한 것이기에 따뜻하게 여겨진다. 아마 김미라 소장님도 그런 의미에서 위로를 받지 않으셨을까?


[출처] 선택할 능력이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도.|작성자 상담하는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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