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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병
  • 김행섭 책임기자
  • 등록 2022-11-01 1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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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배우면서 가장 많이 쓰고 듣게 되는 단어 베스트 중 하나는 “공감”이 아닐까 싶다.

내담자와 관계형성을 위한 기술이자 상담자의 태도라고 할 수 있는 “공감”


공감을 배우던 아기 상담자 시절..

어설픈 나의 공감에 폭풍오열 하던 내담자를 보며 오히려 내가 당황했던 순간도 생각난다.


이게 “공감”의 저력인건가...

모든 걸 다 알고 익혀 상담을 하면 좋았겠지만, 내담자도 상담자를 통해 배우듯 상담자도 그렇게 배워가며 온전한 상담자가 되어간다는... 그 사실도 배워가면서 수없이 고개를 끄덕였었다..


점점 공감과 친해져가던 시간속에서 내게 찾아온 병이 하나 있었으니 공감병이라고 지칭해 보겠다.

늘 공감하고 또 공감을 더 잘하려고 나는 애쓰는데..

막상 현실에서 나와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는 공감받지 못하면서 또 공감을 하는데...조금씩 내가 소진되어감을 느꼈다.

그럼 상담자인 나는 누구에게 공감을 받아야 하지?

물론 그런 의문속에서 수퍼비전이나 분석상담을 받기도 하면서 해소를 해나갔는데...


‘공감을 배우고 알기에 공감이 더 고파지는 그런 마음’ 뒤의 헛헛함이 내게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다.


결국은 공감을 받고자 하는 마음도 하나의 “비현실”이 아닌가 싶다.

누가 있어 내마음을 나보다 더 잘 알아 나를 언제나 위로해주고 격려해줄까?

다시끔 현실치료상담의 글래써 박사님의 글이 떠오른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언뜻 들으면 동의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극한의 고통이나 아픔을 경험할 때... 자신을 붙들고 버터나가려고 하면 

공감을 해주지 않는다고 주변을 탓하고 섭섭해 하는 공감병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신이 공감받고 싶어 한다는 그 자체를 

수용하고 이해하며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향해 작은 선택의 한걸음을 옮기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것이 인간적 성숙이고 진정한 자부심이 아닐까 싶다.

특히 감정에 많이 좌우되는 유형들에게 찾아올 수도 있는 공감병!


최근 “인간실격”이라는 드라마를 조금씩?몰아보기로 보고 있다.

주인공 부정씨는 늘 외롭고 불만스럽고 허하다.

가만히 관찰해보면 자신의 마음을 먼저 배려하고 세심하게 알아주는 사람들과만 좋은 관계를 맺어나간다. 희생적이고 세심한 아버지, 우연히 알게된 강재라는 남자등등...

물론 아직 끝까지 보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름도 “부정”인 부정씨가 자살을 삶의 목표처럼 안고가고 있는 삶속에는 자신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부정”(denial)하는 패턴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객관적으로 보자면 꽤나 헌신적인 남편에 대해서도 자신과 공감코드가 맞지 않기 때문에 냉소적으로 남편을 밀쳐낸다. 자신이 공감받고 싶어하는 만큼 자신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을공감하려고 해보았을까?


결국 나를 공감해주는 사람들과만 이어지고 싶다는 부정씨의 이상적 갈망은 현실속에서 비난받을 만한 또 하나의 무거운 굴레가 되어 버린다(역할대행을 하는 남자와의 만남).


물론 나를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상담자, 그러한 느낌의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다는 것은 엄청난 복이다.

그만큼 공감의 위력은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감을 갈망하며 공감을 해오는 사람만을 내마음으로 인정하며 그들과만 관계를 만들어갈 때...그가 경험하는 세계가 진짜일까? 다양하고 개인차가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사는 여기 이곳이 진짜 세계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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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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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iby2022-11-01 22:51:04

    다양하고 개인차가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사는 여기 이곳이! 진짜 세상이 맞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돌아갈 본향이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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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j2022-11-01 18:30:06

    공감병... 정말 동의가 되어요. 공감된다고 하면 동어반복일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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