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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출간] 전지적 언니 시점
  • 성희자 편집부
  • 등록 2022-12-26 14:07:25
  • 수정 2022-12-26 15: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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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은혜 동문의 첫 작품

제 이름이 적힌 책은 처음입니다. 그러나 이 책을 위해서 제가 고생한 것은 없습니다. 제목도, 표지도, 심지어 원고마저도 전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선의와 노고에 기대고 있습니다. 이 책 안에는 제 글이 단 한 편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찾아와 손 내밀고 어깨 곁는 ‘언니’들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손 내밀고 용기 북돋우고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언니들 말입니다. 


페이스북에 글 한편을 써놓고 누군가 찾아와 좋아요 단추를 눌러주면 설레여서 잠도 제대로 못 자던 때였습니다(아, 지금도 그렇군요^^;;;). 그때 언니들이 찾아왔습니다. 그 첫번째 언니가 바로 웹매거진 멍 김지혜 대표입니다. 웹매거진 멍에 제 글을 싣자고 하더군요.


“선생님의 글이 좋습니다.”

“글 계속 쓰시길요. 응원합니다.”

“선생님이 반대하실까봐 저희는 마음 졸였습니다.”

”선생님이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뭐라고 이 사람이 이렇게까지 공손한 것인가, 머리가 막 어지러웠습니다. 그때 김지혜 선생님이 그러더군요. 웹매거진 멍 ‘언니’들이 모두 반가워한다고, 원고료가 약소해서 미안하다고. 이런 대접은 처음이라 연달아 몇 대를 얻어맞는 느낌까지 들었더랬습니다. 


“여자들이 쓰는 글이야 결혼이나 육아, 이혼 ... .그런 것 밖에 더 있느냐, 그런 거 다 쓰고 나면 더 쓸 것도 없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신춘문예로 정식 등단한 여자사람 작가에게조차 자신의 경험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평이 쏟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이야기에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 개인은 그가 속한 사회 속의 ‘개인’이기 때문입니다. 


시대와 사회 속의 한 구성원으로서 그가 하는 기록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결혼도 육아도 이혼도 이혼 후 양육비 지급도 불합리하고 느슨하기 짝이 없는 이 시대의 법과 제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게 우리의 현실이니까요. 개인의 기록 속에서 우리는 시대를 읽어내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같이 분노하고, 같이 기뻐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기록한 일상이 개인의 노트에서 뛰쳐나와 공유되는 순간 그 글은 글쓴이가 살아가고 있는 시간과 공간을 보여주는 퍼즐 조각이 되는 것 같습니다. 퍼즐 조각을 맞춰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혼자’나 ‘따로’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돼 곤 합니다. 혹 내 이야기밖에 적지 못한다며 부끄러워하는 분이 어딘가 있다면 이 책이 그분에게 말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절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당신이 쓰는 당신의 이야기를 누군가 자기 자신의 이야기로 느끼고 받아들이는 순간 당신의 이야기는, 당신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확장된 거라고 말입니다. 아무도 기록해주지 않을, 저나 당신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또박또박 기록되면 좋겠습니다. ”


김지혜 선생님이 쓴 <전지적 언니 시점>의 서문의 일부입니다.


아무도 기록해주지 않을, 저나 당신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또박또박 기록되기를 바라는 ‘언니’들의 그 뜨거움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참으로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그 책을 읽을 이름 모를 당신에게도 그 마음이 그렇게 가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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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2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aiby2022-12-28 00:14:23

    축하드립니다^^

  • 프로필이미지
    admin2022-12-26 15:12:08

    서은혜 작가님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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