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BOOK] 불편한 편의점
  • 성희자 편집부
  • 등록 2023-02-08 09:20:51

기사수정

불편한 편의점


학생들이 추천하는 도서라서 한번 읽어 보고 싶었다.

지난 22년 12월 22일 파주 출판단지 갔을 때 기념으로 사두었던 책인데, 

이제야 읽었다.


너무 이쁜 책표지의 일러스트 탓인지는 몰라도 손이 쉽게 가지는 않았다.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읽는 책의 묘미인가 한장 넘기기 시작하니 읽고 싶어서 참을수가 없을 정도(?) 였다.


주인공 할머니의 파우치 분실사건으로 연결되는 노숙자 독고씨의 태도가 인간의 존엄성을 알게 해 주었다. 노숙자는 뭐든 요구할 것 같은 위험한(?) 인물은 아니었다.

노숙자인 독고씨가 파우치를 찾아준 금전적 대가를 받지 않는 바람에 주인공 할머니의 편의점에 등장하게 된다. 


어디에나 있는 진상손님을 제압하는 독고씨


소시민의 삶에서 아버지가 가족과 멀어지는 과정, 다시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원 플러스 원에서 다루어진다. 한국의 노동시장이 가져다 준 가정에서의 아버지 부재. 소통의 부재, 가장의 알코올에 몰입과 자기소외, 가족관계 해체로 진행되던 것을 소설은 '옥수수수염차'가 이를 막아주고 이들의 사랑을 확인하게 해주는 원플러스원 상품들.


할머니의 편의점은 편의점이 아니라 불편한 곳이었다. 편의를 제공하는 장소가 다른 곳과 달리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것, 인생이 곧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것을 인경이 드러내고 그 불편한 편의점에서 본인의 작품은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인경의 인생이 시작되듯 불편한 편의점에서는 사람들의 생활이 시작되고 연결되고 다시 일어난다.


편의점 할머니의 아들은 말썽꾸러기이다. 할머니 입장에서. 언제나 한방을 꿈꾸며 폼나게 살고 싶어 하고, 여차하면 사기에 휘말리기 직전이다. 아버지의 유산인 편의점을 팔아서 또 사업을 벌이려고 편의점에 드나들고 드디어 곽씨를 고용하게 된다.


독고씨를 미행하던 곽씨가 다시 편의점의 식구로 들어온다. 네캔에 만원짜리 상품을 매개로 다시 일을 하게 된다. 노동시장에 참여하기는 나이가 많지만 느리게 일할 수 있는 곽씨는 편의점의 폐기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은 상품이다.


마지막으로 독고씨의 입자에서 파우치 사건과 편의점 할머니, 편의점 사수인 시현씨, 성필씨, 오여사. 곽씨를 살피면서 자신의 인생을 펼쳐놓는다. 

독고씨는 알콜성 치매로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불편한 편의점 생활을 통해 기억을 되찾는다. 그리고 본인이 살아온 삶을 반추하게 되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된다.


노숙자 이야기. 취준생이야기. 취준생을 둔 부모 오여사 이야기, 노인의 노동,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들.


이런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읽힌다. 다 읽고 나면 무언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이래서 학생들이 추천한 것인가?


나는 가끔 대학1학년생의 도서 추천을 받는다.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으로. 

몇 가지 책 중에 이 책을 여러 번 추천 받았기에 읽었는데, 의미가 있었다. 

무언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읽고 토론하고 했던 것이겠지만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여하튼 난 또 소설가의 전개에 감탄하면서 책을 덮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 프로필이미지
    gaiby2023-02-12 20:41:07

    ^^ 너무 재미있게 읽은 1인입니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뭔가 묵직한 것이 머리에 스며듭니다.
    평범한 도덕적인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Ⅱ까지 읽으시면 완전히 완결됩니다.^^ 저는 불편한 편의점Ⅱ도 추천합니다.^^

경북대학교 사회복지학부
facebook
사회복지학부 재학생 유투브 채널
인스타그램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