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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은 일들
  • 성희자 편집부
  • 등록 2023-05-11 14: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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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버스를 타고 출근하면서 소소하지만 남에게는 큰 영향을 줄 일을 경험하게 되었다. 

대부분이 휴대폰을 보고 있거나 아침시간이나 부족한 잠을 자거나 하는 승객들의 모습이었다. 

 외국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어떤 버스정류장을 묻는다.

한국말이 서툰지 휴대폰에 찍힌 글자를 내민다.

'00 중고등학교역'

이 버스정류장이 거기인가를 뒤에 앉은 나와 다른 여성에게 묻는 말이다.


나는 여기인 것 같다고 하고

옆 사람은 다음 정류장인것 같다고 실갱이를 하다가

떠나는 버스를 멈추게 하고 여성을 내리게 했다.

지나면서 보니 목적지는 다음 정류장이었다.

내가 가만히 있었더라면 내 옆자리 손님의 의견대로 다음 정류장에 내릴 수 있었을 텐데.

외국인 여성은 어떻게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을 까?

다른 사람에게 물어서 쉽게 목적지를 찾아갈 수도 있었겠지만 외국인 여성에게 상당한 혼란과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가만히 있을걸... 후회가 되었다.


당사자에게 미안했다.

사과할 길도 없고,

나의 의도는 그렇지 않았다 해도 어떻든 피해를 주게 되었다.


차를 타고 오는 내내 내가 남에게 준 피해에 마음이 머물렀다. 

언젠가 서로 같이 만나면 좋겠다고 주선한 자리에서 

제 삼자가 밥을 사게 되어 버리거나 보험을 가입하게 되거나, 약속한 일이 틀어지게 되거나

불편해 하는 사람끼리 만나게 되어야 하는 경우로 연결된 적이 있었다.

당사자들은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


나는 관계를 살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계없이 연결하려고 하고

결국은 좋은 관계가 된다고 하더라도 남에게 당혹스럽게 할일은 아닌 것 같다.

버스를 타고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는 도움이 아니라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복지사가 클라이언트를 위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중심으로. 그러나 그런 지원이 그들을 의존하게 하고 무기력하게 만들수도 있다는 사실. 어떤 경우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 주는 것이 더 나은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더 실감하게 된다.


나의 의도는 도움을 주고자 하였으나 당사자는 피해를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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