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게이트볼 치는 엄마
  • 성희자 편집부
  • 등록 2023-05-17 16:00:44
  • 수정 2023-05-22 20:24:29

기사수정

우리엄마는 83세이시다. 그 시대의 어머니들과 마찬가지로 자녀를 키우고 시부모님을 부양하고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개인적인 삶이란 없던 여성으로서의 삶이 전부였다. 누구네 며느리,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 사시다가 10년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서 독립적으로 잘 살아가고 계신다.



경로당에서는 동네 할머니들과 연결되어 매일 모여서 화투놀이도 하시고, 계모임도 하신다.

철마나 놀러도 다니시고, 경로당에 나오지 않으시는 할머니를 찾아다니시기도 한다. 사회복지에서 말하는 네트웤을 형성하여 안부인사도 하고 편찮으신 할머니가 계시면 죽도 끓여다 주시고 병원방문도 도와주신다. 물론 다른 할머니들도 우리엄마가 경로당에 빠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그렇게 하신다. 마을에서 공동체 기능이 살아있는 곳이면 흔히 그렇듯이.



또 하나 우리 엄마가 자주 가시는 곳이 동네 게이트볼장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게이트볼장에 가서 경기를 하든 하지 않든 매일 방문하는 곳이다. 팔순이 넘어가면서 점점 기력이 쇠해지고 본인이 나이가 들어가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도 게이트볼장에 가는 일을 걸르지 않고 소소한 대회에도 참가하신다.



사진 = 픽사베이



오늘 아침에도 무슨 대회인지 모르나 게이트볼 대회에 참여하신다고 도시락을 준비해 집을 나섰다. 현관문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는 곳이 어디랴.


 

"선수가 되면 이름을 불러주고 한 사람으로 대접해 주는데 등수가 무슨 대수냐" 하시며 나섰다.


늙어서나마 자신의 이름을 찾아 나서는 우리 어머니, 화이팅!! 



굳이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를 거론할 것도 없이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이 그 사람을 그대로 봐주는 것. 첫 단계가 이름을 부르는 일이 아닐 까 싶다.

이제 어르신들의 이름을 불러 드리자. 



글 = 편집부

저작권(c) ; 없습니다. 자유롭게 공유해 주세요 !!!


덧붙이는 글

My mother is 83 years old. Like mothers of that era, life as a woman was all about raising children, supporting her parents-in-law, and supporting her husband. She lived as someone's daughter-in-law, someone's wife, and someone's mom My father passed away 10 years ago and he is living well on his own. The senior citizen center is connected to the local grandmothers and gathers every day to play hwatu and have a meeting. They go around on a train horse or play, and they also look for grandmothers who do not come to the senior citizen center. They form a network called social welfare to say hello, and if there is a sick grandmother, they cook porridge and help her visit the hospital.Of course, other grandmothers do so on the day my mother falls into the senior citizen center. As is often the case where community functions are alive in a village.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사회복지학부 재학생 유투브 채널
경북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최신뉴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