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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으로] 정신건강사회복지사의 수련
  • 성희자 편집부
  • 등록 2023-06-03 06:24:52
  • 수정 2023-06-04 18: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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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1995년 12월에 정신보건법을 제정하였다. 한국에서 정신보건법이 제정된 것은 여러가지 역사적인 사실을 만들어 왔지만 그 중에서도 사회복지계에 미친 영향은 크다.

사회복지사라는 전문가에게 정신보건 영역에서 일할 수 있는 새로운 자격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적으로 인정해 준 것이다. 

2017년에 정신보건법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줄여서 '정신건강복지법'이라고 함) 로 명칭도 바뀌게 되었고, 입원 퇴원과 관련된 부분이 전면개정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여하튼 정신보건사회복지사라는 새로운 자격제도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는 정신보건법에 정신보건전문요원 즉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정신보건임상심리사, 정신보건간호사가 명시되었고 이들을 위한 전문 수련과정이 1997년 3월 부터 시작되었다.


대구의 경우는 1997년 9월 경북대병원에서 1기 박완숙이 최초로 수련을 시작하였고

98년 3월부터 2기 수련이 영남대병원, 계명대병원과 더불어 상급종합병원 3개소에서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수련이 시행되었다.

2기 수련생은 경북대병원 고유나, 영남대병원 박희정, 성진희, 계명대 동산병원  안윤정, 배새봄 이 초기의 수련생이었다.


당시 수련지도자 즉 수련 슈퍼바이저는 성희자(경북대병원), 김희국(영남대병원), 박인태(계명대 동산의료원)로 구성되었다.


2기 수련에서 6기 수련까지는 위에서 언급한 세 병원이 함께 사례연구나 수련과제를 공동으로 했던 기억이 있고, 7기 부터는 각 병원이 별개로 수련지침에 맞게 시행했다.

전국적으로 이렇게 공동으로 수련했던 곳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대구는 학부 실습생을 대구경북지부 차원에서 오리엔테이션, 현장 배치, 실습, 실습확인서를 제공하는 등의 공동관리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수련 27기(2023년)를 맞는 현 시점에 이런 기록을 남기는 것이 지역학을 구축해 나가는데 필요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역사가 서술되고 있어서 한 지역은 전체속에 매몰되어 버리는 현실을 생각할 때, 대구에서 새로운 시작이 있었던 사실을 훗날 밝히려면 아주 힘들 수 있다. 

작은 단위의 공동체를 살리는 것이 화두인 지금,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김연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 p. 231에


"우리가 육체로 팔십년을 산다면, 정신으로는 과거로 팔십년, 미래로 팔십년을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의 현재는 과거만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신의 미래로의 확장은 우리를 낙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정신건강사회복지사의 수련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수련환경을 되돌아보면 97년 각 병원은 전문가를 양성하는 책임성을 실현하려는 슈퍼바이저의 인력충원의 효과(?)를 주장한 덕분으로 시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수련생은 소위 전문가 과정을 배우는 '학생신분'으로 받아들이게 된 병원이 더 많았다. 서울의 대기업이 설립한 병원들(서울중앙병원이나 삼성병원)은 소정의 급여를 제공하였던 것에 비하면 대구의 병원들은 수련을 허락해 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할 수준이었다. 


27년을 지나오면서 수련환경은 변화했다. 국회의원이 수련생을 배우는 '학생지위'로 본 것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 즉 '근로자 지위'로 보고 무임금노동자로 분류하여 병원이 수련생에게 최저시급을 지급할 것을 요청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는 수련생에게 소정의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수련기관의 축소로 이어지게 된 점도 발생하게 되었다. 영남대병원이나 계명대병원에서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수련과정을 잠정 중단하게 되었다.


2023년을 기준으로 보면 경북대병원에서 2명의 수련생이 주 4일 근로를 기준으로 이론교육과 파견수련, 외부활동을 제외하고 최저시급을 받으며 수련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수련슈퍼바이저는 후학을 양성하는 책임으로 부대적인 지원없이 30여년 전의 그 책임감을 그래로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사진제공 = 성희자(경북대병원 수련 모임 '동행' 2023. 4. 


2023년 현재 수련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경북대병원의 경우 수련 슈퍼바이저가 2명을 거쳐 현재 3대 수련수퍼바이저인 권신혜호가 운항중이다. 1대 수련슈퍼바이저는 성희자, 2대 고유나였다. 

수련생들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동행"은 소위 말하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는, 그래서 미래를 생각하는 수련공동체이다. 

"동행"은 함께 나아가는, 혹은 함께 행복해지는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 일년에 한번씩 주로 수련을 마치고 새로운 수련을 시작하는 시점인 3월이나 4월에 입퇴국식을 진행하고 있다. 의사들은 전문의수련과정(레지던트)을 시작할 때 입국, 마칠 때 퇴국을 기념하기 위해 입퇴국식을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걸 모방하여 경북대병원 정신과 사회사업실은 이런 입퇴국식을 일년에 한번 하고 있다.

 

수련슈퍼바이저였던 나는 그 때의 감동과 열정을 사랑하는 마음에 입퇴국식에 참여하고 있다. 아마 입퇴국식에 참여하는 다른 이들도 '그 때 그 시절' 자신의 청춘과 열정을 떠올리며 자신의 인생에 감동하고 축하하는 의미에서 참석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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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iby2023-06-04 20:00:46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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