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에 이렇게 적혀 있다.
"철학이 묻고 심리학이 답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 ???
참 난해한... 뭔가 복잡하고 미로를 들춰봐야 할 것 같은 두려움에 책상머리에 2주간을 방치하다가 첫 장을 폈다.
프롤로그에서 로랑 베그는 자신의 딸 루이즈가 했던 맹랑한 질문을 소개한다. "아빠, 사람은 원래 착한 거라는 증거가 어디 있어요?" ㅎㅎㅎ 열 세살. 초등6학년이 이런 질문을... 여하튼 저자는 자신의 딸의 질문에 대한 페이스북에서의 동료들의 반응이 뜨거운 것을 발견하면서 이 질문에 대한 나름 대중의 흥미를 확인한 듯하다. 그렇지만, 이 책은 쉬운 책은 아니다. 열 세살짜리가 읽을 수 있는 책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로랑 베그의 특이한 이력에 버금가는 특유의 유머감각과 깊은 통찰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의 특이한 이력이란, 그가 황당하고 기발한 연구에 수여하는 이그 노벨상 심리학 분야 수상(2013년)으로 화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실험은 '술을 마신 사람은 자신을 매력적으로 생각한다'라는 가설을 입증한 실험연구로 술을 마시면 상대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다는 기존의 생각(Beer Goggles 현상)을 뒤집어본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인간의 선행과 악행, 그 모든 행동의 첫째 동기를 인간의 사회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회심리학자이다. 그래서 '사회심리학'을 조금 찾아보았다. 사회심리학은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상황, 즉 사회적 상황에서 개인이 보이는 심적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나온다. 이 책에도 언급되는 실험연구 중 가장 대표적인 실험으로는 복종 실험, 감옥 실험, 동조 실험이 있는데, 다른 참가자가 문제를 틀릴 때마다 전기충격을 주라는 지시를 받은 진짜 참가자가 어느 정도까지 전기충격을 주라는 명령에 복종하는지를 알아보는 밀그램의 복종 실험, 대학의 한 모의 감옥에서 참가자들에게 죄소와 간수 역할을 시켰던 짐바르도의 감옥 실험, 선분의 길이를 맞추는 과제에서 다른 참가자들이 모두 틀린 답을 말할 때 진짜 참가자의 반응을 살펴보는 애쉬의 동조 실험이 있다. 즉, 사람들의 행동의 원인을 성격에서 찾으려 하는데, 사회심리학자들은 성격보다는 환경이 인간의 행동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로랑 베그의 심리실험실이었고, 기존에 행해졌거나 저자가 행한 실험연구의 장이었다.
1장. 나는 누구인가에서는 첫 장이라 많은 기대를 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철학적인 질문에 저자는 극히 심리학적으로 대답한다. 자아도취상태의 나르시스트들이라고! 자신을 평균이상이라고 보는 착각에 대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 집단속에서는 자의식도 사라지고, 책임감마저 무디어지는 개인을 보여주고 있다.
2장. 가로등이 지켜보는 사회에서는 첫 질문이 "만약 하루 동안 투명인간이 된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이는 타인의 시선이 도덕성을 보장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질문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래의 내용을 이미 쉽게 동의하고 있다.
4장. 사회적인 사람은 도덕적인 사람인가에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우리가 법을 어기지 않는 이유'였다. 이것을 사회성에 근거하여 보니, 그런 것도 같다. 그렇다고 해도 법적 처벌이 무효한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또한, '왕따의 고통'은 요즘 사회분위기에 편승하여 제작되는 여러가지 드라마에서도 그 실상과 폭력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인간의 온기를 거부당한 사람들에게 그 온기를 더하여 우리의 공간은 더 따뜻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위계질서에 순응하는 안락함'에서는 더 서글픈 현실을 접하게 된다.
5장. 정의를 무엇으로 실현할 것인가에서 저자는 보상과 처벌로는 도저히 불가능함을 계속 주장하면서, '모방'과 '사회적 학습'이라는 수단을 가지고 나온다.
6장. 파괴적 모방과 이타적 모방에서 이들이 인간의 도적성, 정의의 실현에 어떻게 관여하고 개입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이 사회는 모방을 거쳐오고 있는 듯하다. 특히,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던 많은 요소들이 바로 이 모방에 의함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조국사태와 같이...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사회로...
9장. 피해자의 관점에서 세상 바라보기에서는 '감정이입의 패러독스'가 가장 와 닿았다. 피해자에게 감정이입 할수록 그를 도와줄 확률이 높지만, 어느 선을 넘어서면 그 괴로운 상황을 회피하고 피해자와 거리를 두게 된다는, 그래서 사회복지사, 의료인, 간병인이나 상담사 등이 그 직업에 오래 종사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냉혹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연구결과에서는 좀 씁쓸했다. 왜냐면, 실험연구라는 것이 %로 모든 결과를 보여주는 경향성을 말하기 때문에 사회복지를 하는 한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씁쓸했다. 또한, 얼마전에 개봉한 '데시벨'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피해자와 피해자가 서로를 죽고 죽이는 그 상황의 먹먹함이 다시 내 뇌리를 때리는 것 같았다.
10장과 11장에서는 권위적인 분위기에서 귄위에 굴복하는 인간의 군상을 제시하면서 대표적으로 '악의 평범성'을 복종실험이나 나치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나열하고 있다.
12장. 인간을 유혹하는 것들의 첫 머리에서 저자는 가장 공감하는 말을 하고 있는데, "심리학자들의 과학적 실험이란 다소 사악한 데가 있다."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바꾸고 싶다. "심리학자들의 과학적 실험이란 아주 많이 사악하다."라고! 현대의 윤리의식으로는 행할 수도 행해져서도 안되는 실험도 있어 보인다. 다만, 12장에서 연신 강조하는 것은 바로 '자기조절능력'이다. 이는 우리가 피하려는 행동을 저지르고 싶은 충동을 조절할 때 동원되는 심리기능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자기조절능력이 소진되지 않도록 때때로 포도당을 섭취하면서 나의 도덕성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키라는 건가. 그런데, 이 모든 실현에 가정이라는 것이 있다. 실험을 위한 가설일 것이다. 이것이 실험대상자들에게 분명 어떤 사고와 상황을 만든다. 그것도 잘못된 상황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인간을 자꾸만 실험과 연구로 사고하게 하는 것이 과연 정답일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끝까지 본 것 같다.
이 책을 다보고 나서... 나는 바로 '불편한 편의점'을 보았다.
1,2권을 동시에 독파해야만 했다.
이 책에서 찾을 수 없었던 평범한 도덕적인 인간들의 삶을 보기 위해서...^^
그리고 비로소 좀 안정이 된 것 같다.
도덕적인 사회가 온전한 사회라고 제시한 걸까...???
저자와 독대를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토로해 봐야 소용은 없을 것 같고...
나는 "오늘 지금 여기의 나"를 충실히 살아보려고 한다.
지금처럼!
하나님의 아들로, 왕같은 제사장으로,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으로...
이 말의 뜻을, 이 언어의 세계를 알 수 없는 이들이 안타깝지만,
그 비밀을 알고자 하는 이들과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
축복의 통로가 되어! ^^
- 전체댓글 1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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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iby2023-02-19 15:24:51
모임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선악의 기준이 없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가 없구나.
세상에는 바라보며 달려갈 온전한 푯대가 없구나. 하는 생각
그래서, 오늘 나에게... 바라보며 달려갈 푯대가 있음이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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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복지국장으로 영전하신 정한교동문(83)께서 케이윌타임즈의 활성화와 동문회의 발전을 위해 일백만원을 기부하셨습니다.선배님 감사드립니다.사진= 본인 카카오톡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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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박귀자 선배님 기부
83 박귀자 선배님께서 케이웰타임즈 의 발전기금을 후원하셨습니다. 케이윌타임즈에는 1,500여명의 경북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출신 동문들의 소통의 장이 되고자 2020년에 창간되어 많은 선후배 동창들의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선후배 동문님들의 기부나 후원금은 , 케이웰타임즈가 기존 선후배 동창들과의 소통의 장이 됨과 동시에, 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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