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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 이연주 책임기자
  • 등록 2024-01-27 15:10:09
  • 수정 2024-01-27 22: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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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장례식을 '가난뱅이의 장례식'이라고 한다.

가장 싸기 때문에...

다니엘 블레이크의 장례식에 온 이들은 그가 돈으로 줄 수 없는 것을 주었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웃과 많은 것을 나눈 훌륭한 사람!


그가 남긴 마지막 유언은 항고에 쓰기위해 썼던 글이다.

그 글이 그의 장례식에서 마치 유언처럼 케이트에 의해 읽혀진다.



이것은 인간의 존엄을 향한 작은 외침이 되었다.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외침!


우동사에서 [돌봄과 인권]을 보고나서 이 영화가 다시 보고 싶었다.

다시 봐도 가슴 한 켠이 먹먹하고 심장을 짖누르는 무게는.... 여전하다.

분명 많은 것이 변화되고 바뀌고 좋아졌다고 하는데...

내 속은 답답하다. 

좋아졌다고 하는 정책과 제도는 또 다른 벽이 되고 배제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영화 속에 나오는 한 친절한 상담사는...

"나는 착하고 성실한 이들이 거리로 내 몰리는 것을 본 적이 많습니다."

그렇게 실업급여를 받지 않고 어처구니 없이 탈락된 질병수당(심장병으로 인해)을 다시 받기 위해 항고를 할 수 있게 신청해 달라고 하는 다니엘을 만류한다. 왜냐면, 질병수당을 언제 받을지 너무나도 불투명한 상황이라 정말 거리로 나앉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다니엘은 이렇게 하는 것은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한다.


평생을 목수로 성실하게 살았던 다니엘은 오랜기간 병을 앓고 있던 아내를 간호하다 사별하고 지금은 혼자살고 있다.

그는 심장에 이상이 생겨 작업장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고 일을 당분간 쉬라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질병수당을 신청하지만, 심사 과정 중에 심사 부적격으로 심사에서 탈락하게 된다. 그 때부터 항고를 하기 위한 파란만장한 과정이 진행된다. 모든 제도는 어찌 그리도 다니엘에게는 끝도 없는 벽인지... 목수로 평생을 살아 컴퓨터는 알지도 못하고 아직도 연필로 글을 쓰던 시대를 살고 있는 다니엘에게는 어렵고 도통 알지 못하겠는 복잡한 절차들!


오늘날 복지제도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과연!


관리하는 이들의 편리를 위한 제도.

우리는 또 다른 프레임에 이들을, 우리를 넣고 있지는 않았을까...

끊임없이 규격을 만들고 넣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인간은 그런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나를, 너를, 우리를... 갖가지 프레임을 씌워서 보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은 그냥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자체로 보아야 한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세상의 가치라는 기준을 갖다 붙히지 않아도

인간은 가치롭다. 존재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이것이 하나님이 인간을 보시는 관점이다. 인간을 오직 '존재함'으로 보는 하나님의 눈!


사회복지도, 돌봄도 이 눈으로 마치 '처음처럼!' 

시작하기 위해...

오늘도 나는 이 안경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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