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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아가씨
  • 편집국
  • 등록 2021-06-21 14:12:12
  • 수정 2021-06-21 17: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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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 아가씨

                          김정연(87)

                   2021. 유월


꽃보다 예쁘게 말하는 

꽃파는 아가씨를 만났다.

꽃보다 예쁜 그 말은 살 수가 없어

꽃을 사 왔는데,

그 꽃에서 

꽃보다 예쁜 

그 말 향기가  

내내 나의 귓전을 맴돈다.


나는 꽃처럼 예쁠 수가 없는데

어쩌나...

꽃집에서 베인 향기조차

바람에 날리면,

떠나가는 끝자락도 못잡는데...


꽃을 보고, 꽃을 팔아서

꽃집 아가씨는 예쁜 말씨를 뿌리는지,

예쁘게 말하는 아가씨가 

꽃집을 하는 것인지,

그 향기가 진한 것인지,

나는 궁금하다.


나는 돈을 주고 꽃을 사고,

그 예쁜 말 향기에 취해 

내내

꽃집 아가씨를 생각하고...

어느새 나는

머리 속이 온통 꽃밭이다.


'얼마만에 느끼는 한국에서의 긴 안정감인지 모르겠다. 전통시장을 들렀다가 꽃집아가씨의 예쁜 말씨에 취해 시를 한편 썼다. 비록 마스크를 꼈지만, 마스크를 뚫고 나를 돌아보게 한 꽃 향기 또한 오랜만이었는데, 인도와 네팔에서 생활한지 어느덧 15년째, 거기서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꽃 향기를 만나는 게 쉽지 않다. 꽃이 없어서가 아니라, 인도는 너무 건조해서 공기 중에서 꽃 향기를 전달할 힘이 없는 까닭이고, 네팔은 비탈진 나라여서 대부분 고도가 높아 꽃에서 향이 잘 나질 않는다. 

 

동창님들~! 아름다운 대한민국에 사시면서 봄에는 봄향기, 여름에는 여름바다..사계절 진미를 맘껏 누리시기를요~!


덧붙이는 글

사진=아침고요수목원(성희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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