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곱 시 반. 남편은 샌드위치를 가지런히 만들어 내 방문 앞에 두고 출근을 했다. 라떼도 내려서 함께. 엊저녁에는 돼지고기와 콩나물을 넣어 볶은 마라샹궈 덮밥을 방문 앞에 놓아주었다. 그 전날 저녁에는 연어장 덮밥을.
한번도 이런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퇴근을 한 남편이 대문을 열고 집안에 들어서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듣게 되었다. 비닐봉지 부시럭거리면서 내 방문 앞에 뭘 놓아두는 소리. 그래, 이제는 소리로 그이의 모습을 본다. 똑똑, 여보, 유효 농도가 높은 소독약 새로 사다놨어요, 얼른 가져가세요. 곧이어 그이는 부엌에서 달그락 달그락하고 소리를 내었다. 내가 갇혀 있는 방 안에도 고기 볶는 냄새가 스며들어 왔다. 도대체 뭘 만드는 걸까? 혼자서 메뉴 맞히기를 했다. 그런데 한번도 못 맞혔다. 생각보다 그이의 메뉴는 다양했다.
남편은 오늘 저녁밥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