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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방에 대하여
  • 편집국
  • 등록 2022-07-19 10: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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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방(self-disclosure)이라는 상담의 기법이 있다.


이 기법은 상담자가 내담자(상담을 받으러 오신분)와 유사한 경험을 개방함으로써 상담의 방향제시를 하기 위한 지렛대의 역할을 한다.


내담자는 상담자가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 해주는 것만으로 감정공유가 일어나며 안심을 하게 된다. 또 비슷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은 모두 극복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앉아 있는 상담자를 보며 용기를 가지기도 한다.


이렇게 좋은 기법임에도 불구하고 상담연구에서는 자기개방을 유의해서 드물게 사용해야 한다고 보고한다. 

상담의 실제, 이규미

예를 들면 이렇다.

내담자가 감기에 걸려서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상담자가 자신은 만성질환을 극복했다고 이야기해 준다면 과연 내담자에게 긍정적인 영향만이 될까?

답은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이다.

물론 상담과정의 어느 시점에서 개방하는가도 중요하다.


내담자가 상담자에 대한 신뢰가 깊어서 그런 어려움을 극복한 상담자를 보며 더 존경하게 되고 용기를 얻을 수도 있지만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특히 상담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면, “역시 나는 감기 정도도 극복 못하는... 상담 선생님과는 달라!”라고 생각하며 오히려 자기를 비하하고 상담자에 대해서는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기개방을 할 때 주의할 점으로 “적절한 자기개방”이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요리를 할 때도 그렇지만 “적절한”이라는 말이 얼마나 애매하면서 어려운 것인지...

옇튼 상담자가 하는 자기개방은 의무적인 것은 아니며 내담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신중하게 판단하여 사용해야 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일상을 살펴보면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자기개방을 많이 보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유투브나 SNS를 통해서도 그렇고 방송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사적인 스토리, 바디프로필은 물론 이혼과 재결합, 돌싱, 중독, 비윤리적 행동에 대해서 까지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을 자주 본다.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이 시원하고 앙금이 남아 있지 않아 좋긴 하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자기개방 이후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볼 수 없으니 잘 알수는 없지만 궁금해 진다.


사실 나도 예전에는 어떤 말을 속에 잘 담아두지 못했었다.

믿거니 하는 사람을 만나면 처음부터 끝까지 털어놓아야 했고, 안되면 운전을 하다가도 전화를 걸어서라도 내 감정을 풀어놓아야 좀 진정이 되곤 했던 것 같다.


직업의 영향도 있겠지만. 지금은 이전에 비하면 내 이야기를 덜하는 경향이 있고 오히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다.

내 자신의 고민과 힘든 부분을 ‘그럴 수도 있지.’라는 수용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불편한 나의 마음, 생각, 행동의 맥락을 이해해 보려고 반복적으로 노력했던 것 같다(물론 내가 다 잘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상담과정에서 내담자를 이해해 보려는 마음과 비슷하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내담자가 이해되고 공감이 선행되어야 하니까!


더불어 화가 나서 동동거리던 나의 마음 안에 있는 왜곡된 생각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자연스럽게 감정조절에 도움이 되었다.

“왜 저 분이 나한테 저렇게 불친절하게 대하지?”라며 속상해하는 내 마음에는 저 사람이 당연히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주어야 한다는 신념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상대방이 그렇게 나를 대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가 왜 항상 나를 돌보고 사랑해야만 하는가? 그도 불완전한 인간인데... 또 내가 상대방을 돌봐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와 같이 내 안에 자리한 절대적 신념들을 끊임없이 재고하고 또 재고했던 것 같다.

물론 완전하지는 못하다. 또 완전하지 못한 것이 당연하다.

우리는 혼자서 살 수 없고 누군가를 만나 대화하고 풀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랜 시간의 노력 이후,


굳이 모든 것을 날로 다 이야기하지 않아도 괜찮고,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자유로움 이라는 것을 조금은 깨닫게 된 것 같다. 


많은 자기개방이 마음이든 혹은 다른 것이든 좀 더 자유롭기 위한 시도일진데


과연 내가 한 자기개방이 나를 내가 원하는 곳에 데려다 주고 있는 걸까?


또 나의 자기개방의 대상이 되어준 많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도움이 되고 있을까?


나의 자기개방은 정말 나를 사랑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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