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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공간이 자꾸만 따뜻해지는 이유
  • 하혜림
  • 등록 2023-07-04 1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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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독후감

“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 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던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던 친구들……. 나는 그곳에서 꼼짝없이 주저앉은 채 그들을 보며 혼잣말하며 서성였고 괴로워했으며, 간신히 무언가를 깨우친 것이다. (252~253쪽) ”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책을 읽을 때마다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다. 독고가 편의점에 찾아오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뜻한 음식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독고를 이상하게 보거나 노숙자라는 신분으로 거리를 뒀다. 하지만 이후 챕터가 끝날 때마다 독고에 대한 편견을 깨거나, 독고로부터 도움을 받아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엄연숙 여사는 야간 알바로 독고를 고용할 수 있었고, 시현은 독고의 추천으로 유튜브를 찍고, 지점장이 될 수 있었다. 오선숙 씨는 독고, 노숙자라고 편견을 가지지 않고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볼 수 있었다. 경만은 독고의 추천으로 술도 끊고 가족의 사이도 좋아졌고, 인경이라는 희곡작가는 독고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민식은 독고가 싫었지만, 다시 엄마와 사이가 좋아질 수 있었다. 곽씨는 독고 덕분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는 흥신소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독고도 이들을 통해 얻은 것이 분명히 있었다. 엄연숙 여사 덕분에 술을 끊고 쉴 쪽방을 구했고, 일자리까지 얻었다. 시현을 통해 편의점 일을 빠르게 익힐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과거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나는 그제야 왜 불편한 편의점이 자꾸만 따뜻하게 느껴졌는지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은 코로나19 이후 관계는 단절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친절이 이제는 부담스럽고 불편한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독고의 모습을 통해 코로나 시기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삶의 의미, 관계, 소통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이웃 간 온정을 그려낸 것이다.

 그리고 내가 사회복지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보였다. 사람들이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소통하고 자신의 강점을 키워나간다.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를 돕는다. 나도 편의점처럼 지역 사회에서 복지관 혹은, 내가 일하는 곳이 지역 주민들의 만남의 장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독고처럼 차근차근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보고자 한다. 사람들의 작은 부분에도 관심을 가지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사회복지학부에 재학하는 동안 사람들과 소통하고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활동을 자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렇게 천천히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내 목표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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