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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연수를 하며
  • 편집국
  • 등록 2023-08-01 23: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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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 이유정

 하루에 두 시간씩, 열흘에 걸친 운전 연수가 끝이 났다. 운전면허를 올해 초에 취득하기도 했고 어렵지 않게 1종 보통에 합격했던 터라 운전 연수를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그건 나의 큰 착각이었다. 내 생각과 달리 실전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며 각 구간에서 유의할 점 및 제한 속도 등의 사전 정보를 파악하고 여러 상황에 대비할 수 있었던 도로 주행 시험과는 달리, 운전 연수의 경우에는 매순간 새로운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주변의 교통 상황을 살펴서 주행해야 했기에 훨씬 더 높은 집중력과 상황판단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운전 연수를 막 시작한 첫날, '내가 과연 운전을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고 '내 과실로 사고가 나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앞섰다. 처음에는 차가 자꾸 차선의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 고민이었다. 나는 나름 차를 차선 중앙에 맞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긴장이 되어서 그런지 어깨와 팔에 힘이 들어가다 보니 차가 한쪽으로 편향되었던 것 같다. 또, 유턴을 할 때마다 다른 차들과 충돌할까봐 거의 기어다닌다 싶을 정도로 속도를 줄였던 것 같다. 내 딴에는 조심한다고 속도를 줄였는데, 다른 일부 차들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성가셨던 건지 경적소리를 듣기도 하였다. 경적 소리를 들었을 때, 마치 내가 도로 위의 시한폭탄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걱정과 불안도 잠시, 매일 꾸준히 연습하다 보니 점점 운전에 대한 감이 잡히더니 생각보다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막상 ‘못 할 것 없다. 뭐든지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라는 마음으로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점차 긴장도 풀리고 조금씩 자신감이 붙었다. 주행에 점차 적응할 즈음에는 주차를 배웠다. 워낙 주차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터라, 지레 겁을 먹었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수월했다. 오히려 주차 공식 몇 가지를 암기해서 적용해보는 과정이 주행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연수 마지막 날에는 집에서 학교 정문까지 차를 몰고, 학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해 보았다. 아직까지 너무나 미숙한 실력이지만, 그래도 스스로 주행부터 주차를 해냈다는 뿌듯함에 기분이 좋았다. 

 

운전 연수를 하며 강사님들의 인생 이야기들도 듣게 되었는데 그들이 해주는 이야기들이 마치 자동차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사연 같았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타인의 삶에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라디오처럼,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그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강사님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해주신 분이었다. 

경북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72학번으로 입학하셨지만, 자신의 적성과 잘 맞지 않다고 판단하셔서 결국 다른 학교 연극영화과로 재입학하셨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학생, 인생은 운전이랑 비슷한 점이 많아요. 이 길이 아닌 것 같으면 유턴해도 돼요. 좀 돌아가도 괜찮더라고.”라는 말을 하셨다. 

이 한마디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고 항상 편안하고 안정적인 것만을 추구하며 현실에 안주하고자 했던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이제 막 사회에 첫 발을 디딘 만큼 앞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해보아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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