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것을 많이 드신 치아네요.. 치아모양만 보면 알 수 있어요.. 많이 닳아 있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딱딱한 거, 오징어나 사탕 빼고 뭐가 있나요?” 나의 질문.
“아몬드요, 그것도 참 안좋거든요..”선생님의 답변.
어쩌면 아몬드 때문에 내 치아가 이렇게 까지 약해졌다는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참, 황당했다...아니 배신감까지 느껴졌다.
아몬드를 원망할 순 없으니 결국 그 화살은 나에게 쏘였다.
과자류 보다는 견과를 먹는 것이 몸에 이롭다는 생각이 엄청 커서 기억조차 할 수 없는 먼 시간대에서부터 늘상 곁에 두고 아작아작 즐겨 먹었었는데...
꿀꺽.. 침을 삼켰다.
최근에 발치까지 한 것이 떠오르면서.
나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물론 아몬드에게 모든 죄과를 물을 수 만은 없을 거다.
타고난 치아의 상태도 있을 것이고, 다른 여러 원인들이 더해졌겠지만.
세상에 좋기만 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공부를 시작하면서 알게된 “상보적 시각”이라는 말.
아마 이 말을 처음 듣게 된 것은 고 이형득 교수님에게서 였던 것 같다.
물론 이 개념은 물리학에서 원자를 구성하는 전혀 다른 두 가지 성질을 가진 입자가 모두 필요하다는 의미인 것으로 어설피 이해하고 있다. 심리학에서 아마도 이 개념을 적용하여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좋은 역할이 있고 그 반대 상황에서도 나쁜점이 있다는 뜻이리라.
예를 들어 보자면 자녀가 셋인 직장여성이 시어머니와 너무 큰 갈등이 있어 함께 사는 것이 힘들지만, 막상 시어머니가 계시지 않으면 셋이나 되는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시어머니는 나를 피곤하게 하는 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나에게 큰 힘이 된다는 점을 한 대상에 대하여 동시에 생각해냄으로서 내가 시어머니로 인해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아몬드로 돌아가서.
유익하다고만 생각했던 아몬드가 나에게 입힌 적잖은 폐혜를 바라보면서..
어리석은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예약을 해서 치과에 간 사람도 나요, 안할 수도 있었지만 선생님께 질문을 해서 아몬드의 영향을 알아낸 것도 나니.. 결자해지인가..ㅎㅎ
계속 모르고 견과를 먹을 수도 있었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조심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또 이제까지 아몬드를 많이 먹은 탓에 치아가 상하기도 했겠지만 이만큼이라도 건강이 유지 되었으리라 믿고 싶다.
이 또한 상보적 시각으로.